스펙

PUBLISHED 2015. 1. 9. 10:26
POSTED IN 斷想

발현되지 않은 능력은

연봉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말은

쓸데없는 스펙 쌓지 말라는 말과 같다.

다른 말로는

스펙을 쌓았으면 어떻게든 써먹으라는 말도 된다.


스펙을 위한 스펙

스펙공화국


스펙에 매몰되는 순간

취업과 승진도 함께 몰락하게 될 것.




萬機親覽

PUBLISHED 2015. 1. 3. 23:37
POSTED IN 街談巷說
그녀가 만기친람형 리더라면

우리나라 워커홀릭 모두는 대통령이 될 요건을 충족한다.

너도 하고

나도 하자.




기억

PUBLISHED 2015. 1. 3. 22:19
POSTED IN 斷想

몸이 기억하는 정보는

때로는 머리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퓨리

PUBLISHED 2015. 1. 2. 19:24
POSTED IN 영화

퓨리

데이비드 에이어

2014















영화의 시작과 끝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것 두 가지.


티거 탱크

그리고

브래드 피트


연합군 탱크를 묵사발 낸 티거의 위력.


그러나 티거의 악명을 잠재우는

브래드 피트의 외모.


그가 상의를 탈의한 장면은

비루한 육체에게 숙연함을 선사했다.

'저게 남자지..'

 

그가 소대원의 도발에 내뱉은 음식물에서

무늬만 마초에게 깨달음을 선사했다.

'저게 마초지..'


하지만 그 장면, 어디서 봤더라?

'맞아, 머니볼'


영화 처음 부분에서 역광으로 잡힌 퓨리가 기동하는 부분은

'메탈슬러그!'


도대체 영화를 보면서 뭔 잔상이 그리 많이 남던지.

하지만 기억나는 대사도 있었어.


Ideals are peaceful

History is violent.



덱 자켓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던 영화.





비긴 어게인

PUBLISHED 2014. 12. 13. 20:54
POSTED IN 영화

비긴 어게인

존 카니

2014















러브 액추얼리 이후로

영국영화는 색감으로 알아보는 눈이 생겼다.

는 뻥.

배경이 영국이다 보니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겠지.


영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 건

Mark X

쟤네들이 깔고 앉은 저 재규어.

진짜, 이건 뭐.. 정말, 와.. 

빈티지 자동차에 빠지게 될 듯.


그리고 

마크 러팔로의 옷차림.

매만지지 않은 희끗희끗한 곱슬머리와도

잘 어울리는 룩.

참 편안해 보였음.




잊지 말기로 해

PUBLISHED 2014. 12. 5. 00:36
POSTED IN muz

잊지 말기로 해

2014

성시경, 권진아











리메이크 곡은 언제나 부담을 안고 시작한다.

원곡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 혹은,


원곡과는 다른 특별함을 지녀야 한다는 부담.


하지만

원곡은 넘어야 하는 허들도 아니며 제껴야 하는 던전 몬스터도 아니다.

선배가 남겨준 위대한 유산이며

다시 부르고픈 워너비 완소 곡일 뿐.


내가 들었던 좋은 리메이크 곡들의 공통점은

어느 순간 '어.. 원곡은 이 부분이 어땠지..?' 하면서 원곡을 잊게 만드는 지점이 있었다.

그리고 리메이크의 편곡, 음색, 창법에 빠져 

들으면서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더 이상 원곡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한발 더 나가면 원곡보다는 리메이크를 흥얼거리기까지 한다.


잊지 말기로 해


너도 그럴 것 같아.

고마워.



oliver peoples x more trees

PUBLISHED 2014. 12. 1. 00:49
POSTED IN items/eye : O-O

                                                                                                                 ⓒOBJ            

올리버피플스에서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안경을 출시했다.

more trees 

with 

Ryuichi Sakamoto



내 취향이 이쪽이라서 그럴 테지만,

1. 알맞은 렌즈 크기(44~46)
2. 고전적인 2 point 리벳
3. 앤틱 메탈 브릿지
4. 투톤 컬러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프레임은
역시 올리버피플스의 1955 시리즈였다.

올리버피플스의 1955는 
핸드 메이드 안경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디테일이 살아있다. 안경에 들어가는 모든 요소는 다 집어넣었다.

ⓒcontinuer


more trees와 콜라보한 이번 제품도 1955와 90%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재만 친환경적이라는 것만 빼면 more trees는 1955의 스퀘어 버전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op505와 506처럼. op27과 26처럼 같은 소재를 사용했지만 셰입만 라운드와 스퀘어로 나뉘는 모양새다.


어쨌든 아름답다.

모양과 컬러 하나하나가 세심하다 못해 작품의 경지까지 이르렀다.

지적인 풍모를 한껏 더 깊게 한다.

그 사람의 인상을 상대방에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아이템이다.

훌륭한 프레임이다.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내 손으로 들어오려면 2년 정도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정판이라 구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DM과 BLK 컬러만이라도 구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PUBLISHED 2014. 11. 24. 01:01
POSTED IN 斷想


합을 맞춘다는 말이 있다. 요즘 표현으로는 리허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방송에서 합은 대단히 중요하다. 소위 "아"하면 "어"하는 식이다.

주고받음이 거침이 없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보는이로 하여금 불편함이 없는 것. 아마 방송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진행은 없을 것이다.


여기 두 사람. 대본도 없이 합이, 꿍짝이, 아주 잘 맞는다.

"강매라고 생각하지마. 너 그러면 진짜 나 서운해. 빼! 그러면 빼!"라고 지르자 "빼자!"라고 멕인다.

"너, 양아치니?"라고 치자 "사실 양아치는 너야"라고 받는다.


무한도전 멤버의 합은 어느 예능의 구성원보다 끝내주게 잘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멤버도 아닌 자가 이렇게 합이 잘 맞는 건 

둘이 사귄다는 증거다. (아니면 지금부터 사겨라)


막 던져도 막 받아내는 합 좋은 친구가 곁에 있으면 그걸로 된 거다.


무산일기

PUBLISHED 2014. 11. 15. 02:00
POSTED IN 영화


무산일기

박정범

2011














125

영화를 관통하는 숫자.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탈북자의 삶.

이만갑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승철은 날 것 그대로의 탈북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본주의,

그곳에서 살아내는 승철을 통해

삶을 반추한다.


"제가 잘하겠습니다. 잘 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

자본이라는 대지 위에서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그가

다 큰 어른이라는 그림에서 마음이 아리다.

얼마나 잘해야 먹고 살 수 있는 것인가.


무산 계급. 승철의 고향.

제목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창동 감독의 조연출 출신, 박정범 감독의 장편 데뷔작.

그가 주인공 승철 역까지 맡은 것은 영화를 본 후에 알았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승철의 삶을

해외에서나마 인정받게 되어 위로가 된다.









구본준

PUBLISHED 2014. 11. 13. 01:28
POSTED IN 일상

건축을 사랑한 남자

건축을 '거리 가구'로 표현한 남자

건축을 대중의 눈높이로 이야기한 남자


구본준


그가 떠났다.

그의 글을 함께 호흡해서인지

SNS에서 자주 보아서인지

그가 멀리 있는 사람 같지 않았다.

나에게,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 

곁에서 건축 이야기를 들려줄 것만 같은데

이제 더 이상 그의 글은 볼 수 없게 됐다.


그를 찾아가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만나고 싶은 이가 있으면

바로 지금 시간을 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주고받은 서신이 있었다.

그의 배려 깊고 예의 바른 인상은

책에서 만난 바로 그였다.


세상을 급히 뜨기 전까지

그가 쓰고 있는 원고가 20종이나 되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활자들도 주인을 잃었다.

독자들도 길을 잃었다.


그는

하늘 위에서

가 보지 못한 수많은 거리 가구를

찾아다니고 있을 거라 믿는다.


부디 그곳에서 
먼저 간 건축가들과 거리 가구 이야기하며
즐거운 하루하루 보내시길.


홍과장님, 구본준입니다. 제가 답을 드린 것으로 착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답신을 못드렸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말씀해주신 제안은 무척 감사하고, 개인적으로 영광입니다. 그런데 제가 밀린 책들이 좀 있습니다. 당분간은 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제안 해주셨는데 좋은 답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요, 언제 커피 한잔 대접하도록 하겠습니다.